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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2 23:13

당신의 지식 이동 속도는?
질문을 잘하는 최고경영자(CEO)가 경영도 잘한다. 질문은 복잡한 것을 정리해 주기 때문이다. 

질문은 곧 해답의 시작이다. 성철 스님은 `이 뭐꼬`란 법어를 통해 항상 질문해 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주변의 현상들을 범상히 보지 말고 `이 뭐꼬`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세상의 이치를 깨치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질문에 의한 경영 방법으로 `다섯 번의 왜(5 Why)`가 있다. 이것이 일본 대중을 연구자로, 일본 장사꾼을 과학자로 만들어 일본을 부활시켰다고 한다.

10여 년 전쯤, 일본에서 객원연구원 생활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일본의 공부회(勉强會)와 같은 자발적 토론 모임을 꼭 만들어 보고 싶었다. 공부회가 일본 경쟁력의 원천이고 학습사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주변에도 아침, 저녁으로 공부하는 모임이 많아지고 있다. 어느 조찬모임에 갔더니 사회자가 우리 모두가 박학다식해져야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박학다식이란 학식이 넓고 아는 것이 많다는 뜻이 아니라 박사와 학사는 식사를 많이 한다는 뜻으로 해석해 주었다. 그런데 식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하면서 강의도 듣고 체험을 나누는 학습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듣고 질문하는 한 CEO는 여기서 들은 내용을 소화해서 회사에 돌아가 실천으로 옮긴다. 경영 성과도 좋은 것 같다. 이것이 지식사회의 모습이다. 잘나가는 회사일수록 교육을 많이 시키는 특징을 볼 수 있다. 도요타는 사람을 키우고, 사람은 도요타는 키운다고 한다. 또한 실천적이고 맞춤형 교육의 크로톤빌 연수원이 GE 성장의 핵심 엔진이 되고 있다.

학습사회에서 지식은 3H 지식으로 나눌 수 있다. 머리(Head)에 있는 지식, 가슴(Heart)에 있는 지식, 손(Hand)으로 실천하는 지식이 그것이다.

첫째, 머릿속의 지식이 많을수록 생각의 크기가 커진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사람을 머릿속 지식의 크기로 평가했다. 그래서 좋은 책이 있으면 숨겨 놓고 자기만 읽고 싶어했다. 머릿속 지식을 위해서는 객관적 지식을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던져주는 주입식 교육이 좋았다. 그런데 더 이상 머리에 있는 지식이 핵심 경쟁력이 되기 어렵다.

지식정보화사회는 농업사회나 산업사회와 달리 정보와 지식의 풍요로움이 그 특징이다. 정보화사회는 지식 접근과 획득을 쉽게 해 사람과 지식 간의 거리를 좁혀주고 있다. 이제는 지식에 대한 양의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있다.

둘째, 가슴속의 지식이다. 단순한 머릿속의 지식이 아니라 이 지식을 이용하고자 하는 마음속의 태도를 말한다. 느낀 만큼 실천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머릿속에 머물러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머릿속에 있는 지식은 가슴까지 내려와야 한다.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가 30㎝쯤 된다. 머릿속의 지식이 30㎝만 내려오면 행동하려는 성향의 강도인 열정과 태도로 나타난다. 태도와 열정은 쉽게 모방이 안 된다. 질문과 토론은 고정관념을 바꾸어 주고 유연한 태도를 형성해 준다. 그러기 위해 질문과 토론을 중요시하는 구성주의 학습방식이 좋다. 구성주의 학습에서는 5권의 책을 읽기보다는 한 권의 책을 5명이 읽고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자기 지식을 구성해 가는 것을 권한다.

셋째, 손으로 실천하는 지식이다. 실천한 만큼 사회가 발전한다. 지식이 가슴에 있으면 꿈이 되지만 손으로 실천하면 꿈을 실현할 수 있다. 가슴에서 손까지의 거리가 50㎝쯤 된다.

그런데 열정만 있고 실천을 못하면 돈키호테처럼 웃음거리가 된다. 200통의 연애편지를 보낸 며칠 후 애인이 우체부와 결혼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생각해 주는 마음만이 아니라 만남으로 실천해야 한다.

박원순 변호사는 미국 여행 동안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뭔가` 하는 신문의 퀴즈에서 기부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는 이것을 머리나 가슴에만 두지 않고 이것을 실천해서 아름다운재단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지식경쟁력은 이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손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배워서 스스로 해야 한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30㎝, 가슴에서 손까지 50㎝, 합해서 80㎝가 학습사회의 경쟁력이다. 이 80㎝가 그렇게 먼 거리인가. 지식의 이동 속도가 학습사회의 스피드 경쟁력이다. 당신의 이동 속도는 몇 초인가 아니면 몇 년인가.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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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아의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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