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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20:42


중국 역사상 맨손으로 시작하여 천하를 손에 쥔 영웅은 딱 두 사람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 한 고조 유방이며, 다른 한 명은 명을 세운 주원장입니다.

알다시피 한 고조 유방은 군사 수 등 모든 면에서 훨씬 열악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역발산기개세의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얻은 인물입니다.

유방이 어느 날 신하들에게 물었습니다.
"거짓없이 이야기해주길 바라오. 짐이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또 항우가 천하를 잃은 이유는 무엇이요?"

그러자 중신인 고기와 왕릉이 대답했습니다.
"폐하는 오만하고 상대를 무시하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성이나 영토를 차지하면 기분 좋게 나눠주며 결코 모든 것을 혼자 차지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항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에 약하고 부하를 사랑하지만, 남을 시기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적으로 여깁니다. 차지한 것은 모두 자신만의 공으로 돌릴 뿐 나눠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항우가 천하를 잃은 원인입니다."

그러자 유방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귀공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려. 짐은 책략을 짜내 천리 밖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데는 장량에 미치지 못하고, 내정을 충실히 하며 민생을 안정시키고 군량을 조달하고 보급로를 확보하는 데는 소하에 미치지 못하오. 또 백만이나 되는 대군을 자유자재로 지휘해 승리를 얻어내는 일은 한신이 짐보다 뛰어나오. 이 세 사람은 모두 걸물이라고 할 수 있소. 하지만 짐은 그 걸물들을 부릴 수 있었소. 이것이 짐이 천하를 쥔 이유요. 항우에게는 범증이란 걸물이 있었지만, 그는 그 한 사람조차도 제대로 쓰지 못했소. 이것이 항우가 내게 패한 이유요."

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유방은 자신이 마음이 아주 넓고 인덕이 후덕하여 자신보다 뛰어난 자들을 거느리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어찌보면 자신의 합리화에 불과하죠. 다시 말하면 그는 자신의 속내를 감추고 사람들의 마음을 교활하게 이용했다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마치 삼국지에서 유비가 아니라 조조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역사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교활함의 극치를 달리는 사람에게 종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표면상으로 보이는 승리도 많이 하게 되지요.


하지만 어찌됐든 한 고조 유방은 그만큼 그룻이 큰 사람인 것이죠. 그릇이 크다는 것은 유방처럼 큰 일을 하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닌 듯 합니다. 저 같은 평범한 사람도 온전히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그릇과 도량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릇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첫째,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둘째, '그럴 수도 있다'라는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섯째,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원칙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최소한 망해서 거리에 내몰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원칙을 너무 고집하다 보면 오히려 그것이 칼이 되어 자기 자신을 치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피곤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럴 수도 있다'라는 융통성과 아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하는 넓은 마음을 갖는 것이죠.

그러나 이렇게 넓은 마음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해내겠다'라는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일 예로, 재벌이라고 하루 한 끼를 얼마나 잘먹겠습니까? 재벌이 된들 가난하게 산들 한 평생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난하게 살지 않겠다'라는 의지가 있어야 크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솔직히 말해 재벌이나 서민이나, 성공한 사람이나 실패한 사람이나 개인 능력 면에서 얼마나 차이가 나겠습니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분수를 알고 내 그룻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내 자신의 욕심과 욕망 때문에 하늘이 정해준 내 그릇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평범한 사람이 성공적이며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또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유방과 항우의 비교>

유방과 항우를 비교할 때 많은 사람들이 유방의 장점만을 강조하려는 경향도 없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전쟁에서 승리하여 나라를 차지한 인물은 유방이기 때문에 그의 승리와 장점에 주로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지요.

사람 개개인으로 봤을 때 항우는 유방에 비해 인과 의에 있어서 훨씬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적을 나눔에 있어서 인색했고 경험이 적은 자에게는 작위내리는 것을 아주 꺼려했다고 합니다. 출신으로 봤을 때도 항우는 재상의 후손이고 유방은 서민출신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출생의 차이가 그들이 세상에서 사람들을 이끌고 나아감에 있어서 큰 역할을 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훗날 유방은 항우를 물리치고 나라를 통일한 후에 전쟁의 신이었고 자신에게 늘 승리를 안겨다준 '한신'을 배신하고 죽입니다. 그의 능력과 힘이 너무 두려웠던 것이죠. 이런 유방도 결국 그 아내에게 독살을 당해 죽임을 당합니다.

어찌보면 인생에 정답은 없다라는 것이 이런 역사를 돌이켜보면 알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한신처럼 능력이 아주 뛰어난 천재도 자신이 충성을 다하여 도왔던 유방에게 죽임을 당하고, 모든 것을 다 차지한 것 같았던 유방도 권력과 질투에 눈이 먼 아내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니까요.

어떻게 보면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다시 배워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를테면 항우는 전쟁에서 패했지만 인과 의를 다한 사람이었고, 그의 죽음 역시 깔끔하였다. 반면 유방은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자신에게 충성을 다한 신하가 능력이 두려워 죽였고 결국 그 자신도 아내에게 죽임을 당할 정도로 비겁하고 부도덕한 사람이었다.

by No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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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아의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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